불안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확신을 주는 누군가를 찾습니다. 명확하게 답을 던져주는 사람, 강한 확신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기준으로 참된 하나님의 사람을 가려내라고 말합니다. 어제 신명기 17장이 말씀 아래 있는 왕의 이야기였다면, 오늘 18장은 그 말씀을 전하는 자, 곧 참된 지도자와 거짓된 지도자를 구별하는 이야기입니다.
땅 없는 지파, 레위인의 자격
가나안 땅을 분배받을 때 열두 지파 중 유일하게 땅을 받지 못한 지파가 레위 지파였습니다. 땅은 삶의 기반이 되는 것인데, 레위 지파는 그것 없이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받아 살아가야 했습니다. 백성이 하나님을 잘 섬기면 부흥하고, 그렇지 않으면 망하는 구조 속에서 하나님은 이 지파를 백성과 하나님 사이의 중재자로 세워 균형을 맞추셨습니다.
레위인은 자기 몫조차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삶의 기준이 자기 뜻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자리에 맞춰야 했습니다. 또한 성막 중앙에서 섬기든 지방에 흩어져 섬기든 차별받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격을 평가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학벌, 사역 규모, 인기, 심지어 외모까지 신뢰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하나님의 방식은 다릅니다. 하나님의 선택이 먼저였습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는 평범합니다. 그 능력과 권위는 조건에서 나오지 않고, 하나님이 그 사람을 불렀는가에서 나옵니다. 작은 교회에서 묵묵히 섬기는 목회자가 유명한 목회자보다 덜 부르심을 받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
거짓된 중재자와 참된 선지자
신과 백성을 중재하는 자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무당, 점쟁이, 민수기의 발람 같은 이들을 하나님은 가증하게 여기셨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다른 신을 끌어들여 백성을 미혹했기 때문입니다. ‘완전하라’는 말씀은 나누어지지 않고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을 향하라는 뜻입니다.
불안할 때 누구를 찾아가는가가 무엇을 믿는지를 보여줍니다. 강한 확신으로 말하고 기도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더 이끌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기 말을 앞세우고 성도를 자기 앞에 세우는 목회자를 경계해야 합니다. 참된 목자는 성도를 자신에게 묶어두지 않고 말씀 앞에, 목자장이신 주님께로 인도합니다. 거짓된 목회자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추앙하고 따르기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하나님은 참된 중재자를 세우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너희 형제 중에서’ 세우겠다고 하십니다.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백성과 눈높이가 같은 평범한 사람의 입에 말씀을 넣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권위는 사람 자신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이 세우시고 말씀을 주셨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과 시작을 보라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별할까요? 본문은 그 말대로 이루어지는지를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결과만 좋으면 진짜라는 식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목회자라도 사역이 계속 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과정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지만, 하나님이 부르신 자는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써야 합니다. 과정이 엉망인데 결과만 좋다면 그것은 나쁜 기업의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과정과 수단이 상관없어지는 순간 교회는 병들기 시작하고, 성과만 좇으면 완전히 이상해집니다. 좋은 열매는 좋은 과정에서 나옵니다. 시작이 미약해 보여도 그 씨앗이 훗날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은 하나님이 세우신 목회자의 자격, 거짓된 목회자, 참된 목회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는 교회를 향한 경고이자 저 자신을 향한 분별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세워야 할 기준은 유명함이나 규모가 아니라, 이 사람이 정말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인지, 그 입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지입니다. 참된 목회자를 세우는 것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다음 예배에서 이 말씀을 붙들고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바라보고 있는지 함께 돌아보기를 기대합니다.































